Page 98 - 고경 - 2023년 3월호 Vol. 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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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 신선과 같이 300년 이상 된 108 그루의 모과나무.
다면 그것은 좋은 일입니다. 감각을 깨우기 위해서는 느릿느릿하게 살아
야 합니다. 우리는 평상시 호흡으로 천천히 다닐 작정입니다. 호흡이 가팔
라지지 않도록 언덕길은 더욱 천천히 올라갑니다.
사유원의 최초 부지 10만 평에는 원래부터 리기다소나무가 많이 심어져
있습니다. 쭉쭉 뻗은 리기다소나무 사이로 쏟아지는 햇살은 또 얼마나 따
뜻하고 아름답던지요.
“저기 저 햇살 좀 봐!”
이렇게 아름다운 순간은 놓치면 안 됩니다. 이 햇살은 어떤 인위적 조명
으로도 만들 수 없기 때문입니다. 삶의 기쁨을 느끼는 순간입니다. 일본 사
람들은 이런 햇살을 코모레비木漏れ日·木洩れ日라고 부르며 좋아합니다. 에
밀리 디킨슨도 ‘비스듬히 비추는 한 줄기 햇살’에 사로잡힌 시인이었습니
다. 우리도 리기다소나무 숲길을 걸으며 나무를 통과하는 햇살에 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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