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7 - 고경 - 2023년 3월호 Vol. 119
P. 97
『 』 제119호 | 시詩와 선禪 선과 시 22 | 사람은 나이가 들면 경험이 많아
집니다. 경험이 많아지면 아는 것도
많아지고 오염이 심해집니다. 오랫
동안 세상에서 굴러먹은 사람은 세속
산호 베갯머리에 의 때를 씻기 위해서 스스로 경계를
흐르는 눈물, 바꾸려는 시도를 해 봐야 합니다. 산
절반은 그대 생각 행, 예불, 기도, 독서, 운동, 혹은 차
를 마시거나 영화를 보러 가기도 합
절반은 그대 원망
니다. 대구에서 가까운 군위에 사유
원思惟園이라는 수목원이 있습니다.
서종택 시인 거기에 300년 이상 된 모과나무 108
그루가 있다고 해서 만나고 싶어 찾
아갑니다. 모과나무를 향해서 나 자
신의 밖으로 한번 미끄러져 나가 보
려는 것입니다. 삶에서 설렘을 느끼
려면 자신을 조금 높은 곳으로 감아
올릴 줄 알아야 합니다.
나무와 햇살과 풍경
서종택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1976
년 시). 전 대구시인협회 회장. 대구대학 각자 자신의 취향과 체력에 맞추
교 사범대 겸임교수, 전 영신중학교 교
장. 대구시인협회상 수상. 저서로 『보물 어 출발하기 전에 동선動線부터 결정
찾기』(시와시학사, 2000), 『납작바위』(시 하는 게 좋습니다. 어떤 일이나 어떤
와반시사, 2012), 『글쓰기 노트』(집현전,
2018) 등이 있다. 행위를 할 때, 한 걸음 느릴 수만 있
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