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9 - 고경 - 2023년 3월호 Vol. 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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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할을 했다. 이들은 미국의 문화에 반기를 든 세대들로 당시에 샌프란시
스코에서 선을 지도한 일본 조동종의 스즈키 순류와 만나면서 선불교가
널리 퍼지도록 했다. 이어서 1990년대의 미국적 불교의 전개와 2000년
대의 마인드풀리스(mindfulness)로 대변되는 명상 붐으로 흘러갔다.
이외에도 1970년에 도미한 티베트인 초걈트룽파 린포체의 등장이 매우
의미 있다. 그는 현재 가장 큰 백인 신도단체인 샴발라를 창립하였고, 콜
로라도 볼더에 나루빠 대학교를 설립하였다. 이러한 흐름 중에서 1960년
대에 시작한 선불교와 1990년대에 불기 시작한 티베트 불교가 함께 일으
킨 불교 바람의 강도는 매우 강했다. 그 강도는 점점 강해져 시간이 지날
수록 태풍급으로 발전하여 전 미주 지역을 2천년대 초까지 대략 50년 동
안 지속적으로 불었다.
이런 과정을 거쳐 미국불교에 대한 많은 책들이 나왔고, 미국불교가 새
로운 학문 분야로 부상하기 시작했다. 즉 미국불교가 미국 종교사와 세계
불교사와 접점을 갖는 분야로 부상할 만큼 발전을 이루었다는 것이 『미국
불교』의 저자 리처드 휴지스 시거의 주장이다. 하지만 미국의 한인 사회
의 상황은 달랐다. 1970년대부터 불기 시작한 이민 바람으로 도미한 한
국인들에 의해 형성된 한인 사
회는 미국 주류사회에서 일고
있는 영성의 방향을 감지하지
못하고 기독교 중심의 문화를
형성했다. 현재까지도 대다수
미국의 한인사회는 마치 동굴
속에 사는 사람들처럼 미국사
사진 1. 올코트와 헬레나 불라바즈키.
회의 흐름을 알지 못하고,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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