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9 - 고경 - 2023년 3월호 Vol. 119
P. 149
사진 1. 안변 석왕사 전경(1910년대).
않고 있었는데 주변 대신들이 온 나라의 힘이라도 그 산을 비단으로 덮지
못한다며 산 이름을 비단 ‘금’자를 붙여 ‘금산錦山’이라고 하면 산 전체가 그대
로 ‘비단산’이 된다고 건의했지요. 그래서 금산 보리암이 되었다는 말입니다.
이성계는 또 원산 안변에까지 왔었는데, 안변에서 어느 날 길을 가다가
날이 저물어 하룻밤 잘 곳을 찾다가 마침 정자가 있어 그곳에서 하룻밤을
묵었어요. 한참을 자다가 비몽사몽간에 갑자기 정자가 무너지면서 기둥 셋
이 자기 몸을 덮쳤어요. 깜짝 놀라 이게 도대체 무슨 뜻인가 아주 생시처
럼 너무너무 분명해요. 좋은 꿈인가, 흉한 꿈인가 알 수 없었어요. 마침 산
속 토굴에 유명한 도사 스님이 계신다는 말을 듣고 찾아갔어요. 그 꿈 얘
기를 했더니 그 도사께서 “앞으로 누구에게도 이 꿈 얘기를 하지 마시오.
사람이 가로누웠는데 기둥 셋이 덮쳤다는 것은 곧 임금 왕王자가 되니, 그
대가 장차 나라의 왕이 될 수 있다는 꿈이오.”라고 했어요.
그분이 유명한 무학대사無學大師(1327~1405)입니다. 이 인연으로 이성
계는 대사를 왕사로 극진히 모셨고, 바로 그 자리에 석왕사를 창건하였지
1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