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2 - 고경 - 2023년 3월호 Vol. 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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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3. 일제강점기 시절 석왕사의 오백나한. 사진: 국립박물관.
일제강점기 선방 스님들의 이동
다시 중학교 시절로 돌아가지요. 해방되기 7, 8개월 전 언제 폭격이 올
지 모르니 원산 시민을 모두 이주시켰어요. 우리 가족이 모두 소개疏開해
간 곳이 석왕사 아래예요. 단속문 근처에 큰 집을 구해서 우리 집하고, 또
한 집하고, 두 집이 함께 지냈어요. 해방될 때까지 거기서 살았어요. 그래
서 석왕사에 자주 갔던 겁니다. 석가모니 부처님, 석씨 출신의 성인 부처
님은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왕 중의 왕이시다. 그래서 석왕사라고 했다는
거예요. 경기도 부천에도 석왕사가 있는데 안변 석왕사가 원조이지요. 지
금은 분단돼 있지만 앞으로 남북교류가 이루어지고 다시 원조 석왕사를 찾
을 수 있는 인연을 짓기 위해서 그런 뜻으로 석왕사라고 했다고 합니다.
그때는 불교를 몰랐어요. 그저 좋아 다니고, 경치 좋고, 길 좋고, 공기
좋고, 물 좋고 그래서 다녔지요. 석왕사에 선방禪房이 있었어요. 그때는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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