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1 - 고경 - 2023년 3월호 Vol. 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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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할 때 두서너 달씩 여기에 가셨어요. 나도 어머니 따라갔지요. 삼방약
             수는 석왕사 약수보다도 조금 더 독해요. 조금 더 올라가면 석왕사에 당도
             합니다. 지금 해인사라든지 통도사, 송광사 이런 대본산에 비교해도 규모

             나 전각, 경치 이런 게 전혀 손색이 없어요. 대웅전도 상당히 크고 여러 전

             각이 있는 가운데 지금도 내가 기억에 남는 곳은 나한전羅漢殿입니다.


                석왕사 나한전(응진전)에 대한 기억




               경내에 들어서면 대웅전과 마주치는 왼쪽에 있는데, 오백나한을 모셨어
             요. 내가 처음에 갔을 때 어느 스님이 설명을 해 줬어요. 이성계가 석왕사
             를 건립할 당시 그때는 이미 왕의 자리를 이방원 태종에게 넘겨준 다음이

             에요. 오백나한을 모시겠다고 원을 세웠지요. 절 북쪽에 옥이 나오는 유명

             한 산이 있는데 이름은 잊었어요. 오백나한을 그 현지에서 조성해서는 배
             로 안변 가까운 해안까지 옮겼다가 절까지는 육로로 옮겨가는 데 다른 사
             람 안 시키고 본인이 직접 한 분, 한 분 등에 업어서 옮겼다는 거예요. 전

             해 내려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그렇게 정성을 들였단 얘기지요. 그렇게 매

             일 그렇게 했는데 오백나한이니까 5백일을 했다는 얘기 아니요?


             ▶ 나한전 건축 연기설화가 재미있군요?

               그렇게 마지막에 두 분 남았어요. 두 번을 더 갔다 와야 되는데, 이제 마지

             막이니 두 분을 한꺼번에 업고 옮겼다는 겁니다. 그랬더니 그 마지막 나한님
             한 분이 “나를 하나 취급을 제대로 안 하고 남이 가는 데 덤으로 그렇게 했으
             니 기분 나쁘다. 있을 수가 없다.” 그러더니 어딘가로 가 버렸어요. 내가 갔

             을 때까지 그 한 자리가 비어 있어요. 어려서 아주 참 감명 깊게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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