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6 - 고경 - 2023년 3월호 Vol. 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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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로서의 불교를 주장하였다.
인순은 불교가 신선이나 귀신을 받들게 되는 것은 인간이 아닌 천이나
신의 존재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므로, 신神과 영생永生을 중시하는 서양
기독교와 같은 초월적 종교와 다를 바가 없다고 보았던 것이다. 기독교의
‘신’과 신화된 불교의 ‘귀신’, 인도불교의 ‘범천’, ‘제석천’ 등은 인간이 아닌
초월적인 존재로서 사실상 다르지 않다고 보고, 신격화 또는 무속화된 불
교가 될 위험성과 불교의 일신론적 내지 범신론적 경향을 비판하였다.
태허와 인순의 불신관의 차이: 역사적 붓다와 종교적 붓다
태허는 불교의 각종 종파와 불신관佛身觀을 모두 받아들이는 입장을 취
하였는데, 이 중에는 역사적 붓다 외에도 붓다를 이상화하고 인격적 요소
를 내포하는 천신화된 붓다, 종교적 붓다도 포함되어 있다. 반면에 인순이
긍정하는 붓다는 역사상의 붓다이고 인간의 불신佛身이었다.
사진 4. 한역 『잡아함경』. 사진: 불교기록문화유산아카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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