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3 - 고경 - 2023년 3월호 Vol. 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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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인 문제만을 해결하는
것은 진정한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악의
과보에 관심을 두고 현상
세계의 잘못을 고치면서
선善한 종자를 심지 않는
사진 1. 1900년대 초 상해 항구의 모습. 서양문화의 도입으로
다면 순식간에 군벌이 전 급변한 중국도시.
횡하거나 폭력이 전횡하
게 되기 때문에 악을 근절시키는 것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선
의 활동이 이뤄져야만 한다고 보았다. 그는 이러한 사회 변화를 전통불
교의 ‘대승보살’ 실천행으로 이룰 수 있다고 주장하였던 것이다.
태허의 불교개혁은 이처럼 불교를 통한 사회변화를 모색하는 것이고,
보살정신으로 현실사회를 살아가는 것이다. 그것은 자유, 평등, 민권의 실
현이라는 점에서는 서구의 틀을 따르면서도 내용적인 측면에서는 전통불
교의 이론체계를 따라 이뤄졌다.
그는 사회활동의 기초를 계율수지에 두었다. 그의 인간불교 사상은 진
정한 사회변화를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인격을 완성해야 한다는 실천이념
에 의거한 것이다. 불교에서 현상세계는 결국 벗어나야 할 세계이지만 태
허의 ‘인생불교’에서는 내가 누릴 수 있는 자유를 표현하고 실현할 수 있는
대상으로 인식한다. 사회를 떠나는 것이 아니라 사회를 향해 나아가는 것
이고, 그 정신이 바로 ‘보살정신’이라는 것이다.
태허는 인간이 살아가는 이 사회 속에서 인격의 완성을 바탕으로 보살
행의 실천을 이루는 것을 불교의 목표로 삼았다. 점진적인 수행을 통하여
개인적 차원의 변화에서 출발하여 사회와 국가의 변화로 범위를 확대시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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