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9 - 고경 - 2023년 3월호 Vol. 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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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2.  로에리치가 즐겨 사용한 물감인 ‘템페라(temperare)’를 어렵게 구
                              하여 필자도 사용해 보고 있다.


             목이다. 깊은 영혼은 없고 단지 시대적으로 앞선 1등만이 거장 대접을 받
             는 지금의 상업적인 미술사조와는 담쌓고 자기의 영혼을 그림으로 남긴

             로에리치, 그야말로 진정한 그리고 위대한 화가가 아닐까?                     1)

               그것은 로에리치가 만년에 티베트와 라다크를 여행하면서 경험한 티베
             트불교 신앙체계를 자신의 수행으로 승화시켜 자신이 이미 고승의 영적차
             원을 터득했을 것이기에 가능했던 대목이 아날까 생각된다.

               로에리치에 매료된 사람들이 한두 명이었겠느냐마는 미국의 판타지 소

             설가인 하워드 러브크라프트(H.P Lovecraft)만큼 광적 마니아도 드물 것이
             다. 그는 로에리치의 작품에 영감을 받아 『광기의 산맥 속에』라는 베스트
             셀러를 집필하였다. 몇 줄 인용해 보면 아래와 같다.




                  “황량한 산맥 정상에는 간혹 혹독한 바람이 휘몰아쳤다. 요란한 바
                  람소리는 때론 거칠면서도 음역이 대단히 넓은 신비의 피리소리를


             1)  그의 그림들은 로에리치 미술관(www.roerich.org)에서 검색할 수 있으니 관심 있는 마니아들은 들어가 보
               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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