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3 - 고경 - 2023년 3월호 Vol. 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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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종헌 개정을 요구했다. 하지만 수좌들
의 생각은 달랐다. 특히 고우스님은 본사
중심제로 종단이 운영될 경우 본사에 부정
비리가 생겨나 부패할 경우 통제할 곳이
없다고 생각했다. 이에 따라 스님은 중앙
집권제로 종정과 총무원장 중심제로 종헌
개정을 추진하였다.
그러자 군부에서는 고우스님을 비롯한
수좌들을 감옥에 집어넣겠다고 협박하였
다. 이에 굴하지 않고 수좌들은 중앙집중
제 종헌 개정을 추진하였다. 수좌들이 워
낙 강하게 나오자 군부는 이간 회유책을
썼다. 자기들과 말이 잘 통하는 총무원 일
부 국장스님들을 구슬러 본사 중심제 서명
을 비밀리에 받게 하였다. 나중에 보니 종
사진 1. 10·27법난 수습을 위해 3개
단 원로의원 스님들도 봉암사 조실 서암스 월 동안 조계종 총무원 총무부
장 소임을 맡았던 고우스님.
님을 빼고는 거의 서명을 받았고 불교중흥
회의 의원들도 서명을 받아 내놓았다.
그러나 탄성스님을 중심으로 고우스님, 적명스님, 활성스님 등 개혁파
수좌 스님들은 정교분리 시대에 왜 군인들이 불교 종단 일에 간섭하느냐
며 강하게 반발했다. 계속해서 군부가 불교 종단 일에 개입하면 수습을 그
만두고 산으로 다시 돌아가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또한 봉암사 조실 서암
스님이 나서서 스님들이 부처님 법을 위하고 종단을 위해야지 어떻게 군
인들 말을 듣고 그렇게 할 수 있느냐며 원로스님들을 설득했다. 수좌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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