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3 - 고경 - 2023년 4월호 Vol. 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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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한다. 샘물이 마
             르느냐에 따라 청암
             사의 성쇠도 달라진

             다고 한다. 샘에 물

             이  차도  문제고  물
             이  말라도  문제가
             된  모양이다.  명당

             같은 이야기에 현혹

             되지  말고  부디  감
             로수甘露水 한 잔 마
             시고 붓다의 가르침

             에  귀  기울여  지혜
                                  사진 1. 대웅전으로 가는 길.
             가 밝아지고 진리를
             얻기를 기원해 본다 (사진 1).
               바로 앞에는 깊은 계곡을 건너는 다리가 놓여 있다. 다리가 없던 옛날에는

             이 계곡을 건너다니기가 쉽지 않았으리라. 계곡 양쪽에 수문장처럼 우람하

             게 서 있는 높은 암벽에는 글귀와 많은 사람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그중
             행서로 쓴 ‘호계虎溪’라는 글자가 있는데, 누군가 이 골짜기를 동진東晋시대
             여산廬山 동림사東林寺의 혜원慧遠(334~416) 선사같이 고종시考終時까지 계곡

             바깥으로 나가지 않을 결심을 하고 새겼을지도 모른다(사진 2). 많은 이름 가

             운데 ‘최송설당崔松雪堂’이라는 큰 글씨가 눈에 띈다. 이름을 알 수 없는 김
             천 출신의 여성 최송설당(1855~1939)은 남편과 사별한 후 불교에 귀의하고
             후일 영친왕英親王(1897~1970)의 보모상궁이 되었다. 고종高宗(1863~1907)으

             로부터 ‘송설당’이라는 호를 하사받은 그는 임금과 영친왕의 친모인 엄비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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