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3 - 고경 - 2023년 4월호 Vol. 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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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4. 끝내 넓은 바다로 돌아가 파도가 되리라.
“끝내 넓은 바다로 돌아가 파도가 되리라.” 10)
‘파도가 되리라[作波濤]’라는 세 글자는 기운氣運이 생동生動하고 형상이
지극히 웅장하여 결코 범부가 우연히 얻을 수 있는 이미지가 아닙니다. 과
연 이 사미승은 훗날 황제의 자리에 올라 선종宣宗(847~859)이 되었으니 이
세 글자의 기운생동을 천하가 다 알게 되었습니다. 한 편의 뛰어난 시는 읽
는 이들을 일상적 세계로부터 일시적으로나마 꺼내 주어 시간이 정지한 것
과 같은 평온함과 기쁨을 선사합니다.
3시간 정도 바닷가에 머문 다음 귀로에 오릅니다. 월포역에서 무궁화호
를 타면 포항역에서 대구행으로 노선을 변경하여 그대로 운행합니다. 같
은 열차라서 내렸다가 좌석 번호를 찾아서 다시 타면 됩니다. KTX가 35
분 걸린 거리를 무궁화호는 1시간 25분 걸립니다. 세상에는 걷고 싶은 길
師曰:‘我詠此得一聯,而下韻不接’ 宣宗曰:‘當爲續成之’ 其後宣宗竟踐位,志先見於此詩矣.”
10) 『全唐詩』, 香嚴·李忱 「瀑布聯句」, “終歸大海作波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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