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8 - 고경 - 2023년 5월호 Vol. 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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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했던 것이다. 오로지 스스로의 성취에 대한 자기 기만적 뿌듯함을
          내려놓고, 또 성취하지 못한 것에 대한 갈망을 내려놓고, 새롭게 화두 참
          구에 돌아가면 될 일이다.




            참 좋은 화두 공부


           성철스님은 화두 참구를 권하면서 “참 좋은 게 있다.”고 했다. 과연 그렇

          다. 설사 순간의 일일지라도 지금 이 자리에서 이렇게 움직이거나, 가만히

          있거나, 앉거나, 눕거나 하는 이것을 밝게 알아차리는 지점에 서서 보면 삶
          의 모든 현장이 완전해진다. 이미 화두를 드는 순간 ‘좋은 게 있는’ 것이다.
          나아가 화두를 깊이 들수록 더 ‘좋은 게 있게’ 된다. 이렇게 매번 ‘좋은 게

          있는’ 자리에 나아가 화두를 참구해 가다 보면 저절로 동정일여도 되고, 몽

          중일여도 되고, 숙면시에 여일한 오매일여도 된다고 보아야 한다. 스스로
          아는 것에 뿌듯한 자부심으로 머문다면 그 순간 그는 나라는 주체도 있고
          깨달음이라는 대상도 있는 범부가 된다. 이에 비해 까마득하게 모르는 현

          장을 향해 지금의 이 ‘좋은 자리’를 내려놓고 새 출발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순간 그는 이미 도인이다. 그리하여 내딛는 걸음마다 미증유의 ‘참 좋은 게’
          그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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