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4 - 고경 - 2023년 5월호 Vol. 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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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여가 되었더라도 반드시 정안종사를 찾아가 점검받는 것이 우리
종문의 철칙이다.”
오매일여에 대한 비판과 재비판
이러한 오매일여가 워낙 고원한 차원이다 보니 그에 대한 회의와 비판
이 일어나기도 한다. 일부 학자들은 오매일여가 불이사상의 철학적·문학
적 표현이지 실제 경계가 아니라거나, 숙면시가 되면 정신의 활동이 사라
지므로 오매일여는 생물학적으로 불가능하다거나, 옛 선사들이 말한 오매
일여를 성철스님이 잘못 해석하고 있다거나 하는 등의 주장을 한다. 결론
적으로 성철스님이 말하는 오매일여가 실제로 체험할 수 있는 경계가 아
니라는 것이다.
이들은 화두 참구가 분별의식의 차원, 상식의 차원에서 진행되는 것이
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원래 상식은 기존의 틀을 부수는 새로운 상식에게
자리를 내어주게 마련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것처럼 서구의 심리학에
서는 슈퍼 에고, 에고, 이드로 마음을 파악하고 그것을 실제 심리 치유에
활용하고 있다. 나아가 집단무의식이라는 개념으로 보다 본질적 의식의 존
재와 작용을 규명하고 있다. 불교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 분명한 이 심리학
의 이론들이 이제는 상식으로 통용되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무의식을 관통하는 오매일여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제8식
아뢰야식은 꿈도 없는 숙면과 기절하여 정신작용이 멈춘 상황에도 작동한
다. 그러므로 아뢰야식 차원을 관통하려면 숙면시에 한결같은 오매일여의
선정이 필요하다. 또한 그 미세한 장애가 완전히 떨어져 나가려면 아뢰야
식 차원의 오매일여에서 한 걸음 더 나가는 일이 필요하다. 유식의 이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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