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8 - 고경 - 2023년 5월호 Vol. 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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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4. 싱그러운 보리수 열매.



          보인다. 짧으면 단주, 손목에 차는 염주는 합장주라고 한다.
           염주의 가장 중심에 있는 모주母珠는 아미타불, 염주알은 중생의 번뇌를
          끊는다는 의미로써 관음보살이다. 모주는 내부를 투명하게 하여 그 안에 불

          상이나 보살상을 배치하여 작은 구멍을 통해 안이 크게 보이게도 만든다.

           우리나라에서 1970년대에는 흙을 빚어서 만든 염주가, 1980년대에는
          향나무와 박달나무로 만든 염주가 애용되었다. 지금은 목환자木槵子·율
          무·금강자金剛子·수정·산호·향목 등 다양한 소재의 염주를 쉽게 만날

          수 있다. 옥이나 수정 염주는 화사하지만 차가운 느낌이 있고, 은은한 향

          이 좋은 침향 염주는 자칫 부담스러운 가격에 사치스러워 보일 수 있다. 매
          끄러운 검은 빛의 목환자나 수수한 율무 염주도 좋지만 여러 가지로 고려
          해 보았을 때 보리수 염주가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알이 단단해서 오랫동

          안 사용해도 깨지거나 망가지는 경우가 없고, 시간이 가면 갈수록 손길이

          쌓여 스스로 보석처럼 아름다워진다.
           불교에서 보리수는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석가모니 부처님이 보리수
          아래에서 오랜 수행 끝에 깨달음을 얻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

          서 염주의 재료로 사용되는 보리수는 인도의 보드가야Bodhgaya 마하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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