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0 - 고경 - 2023년 5월호 Vol. 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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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았다. 그가 직접 디자
인해서 지은 한옥 건봉
재乾峰齋는 내장산의 서
래봉, 불출봉, 망해봉과
어울려 자연스러운 정취
가 있다. 그의 집안에서
염주 만드는 일의 시작은
선친 손무헌(1920~1995)
사진 7. 보리수 열매 구멍뚫기. 선생에 의해서다. 1955
년 합천 해인사에서 인
연이 되어 염주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나무를 깎아 구슬
을 만들거나 찰흙을 빚어 구워 만들었다. 누구보다 정교하고 세밀하게 만
들기 위해 노력했기에 불국사 불교용품점을 시작으로 서울, 부산, 대구,
충청 등 전국적으로 서서히 알려지게 되었다.
좋은 염주를 만들기 위해 꾸준하게 노력했어도 찰흙으로 만든 염주에는
한계가 있었다. 자칫 깨지기 쉽다는 것이다. 단단하면서도 손안에서 부드
럽고 잘 길들여질 수 있는 소재가 필요했다. 그래서 찾은 것이 보리수 열
매였다. 당시 보리수가 있는 곳이 흔하지 않았다. 고창 선운사와 부안 내
소사에서 열매를 구했지만 충분하지 않았다. 보리수가 있는 곳이라면 어
디든 찾아갔지만 역시 충분하지 않아 직접 보리수 재배를 시작하게 된다.
“1970년부터 재배를 시작하기 시작했습니다. 실하고 모양이 좋은
열매가 열리는 보리수를 선별했지요. 천은사에서 묘목을 구하기도
하고요. 정읍의 몇 곳에 나누어 심어 지금은 이백 그루 넘는 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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