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1 - 고경 - 2023년 5월호 Vol. 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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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가 자라고 있습니다. 염주의 반은 농사일이랍니다. 얼마나 애정
                  을 가지고 나무를 잘 가꾸는가가 중요하죠. 전지剪枝, 거름, 병충해
                  등 신경 써야 하는 것이 많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리만 잘 한

                  다고 해서 열매가 잘 맺는 것도 아니에요. 어느 해인가 특별히 굵

                  고 실한 열매가 잔뜩 맺힌 때가 있어요. 너무 좋은 열매가 나와서
                  다음해도 계속 그럴 줄 알았죠. 그런데 그렇지가 않더라구요. 해마
                  다 다르게 나고 날씨와 환경 등 미세한 변수가 있고 결국 하늘의 일

                  인 것이죠. 허허허. ”



               손중석 장인은 좋은
             염주를 만들기 위해 묘

             목으로  시작해  나무로

             키워내고  꽃피고  열매
             맺는 전 과정을 보리수
             와  함께  호흡한다.  보

             리수 농사는 은근히 잔
                                     사진 8. 크기별로 꿰기.
             손이  많이  가는데,  보
             리수는 6월에 꽃이 펴서 8월 말이 지나야 열매가 충분히 영글어 염주로 쓸
             수 있다. 열매 하나하나를 손으로 따서 수확하고, 이파리와 가지를 손으로

             다듬어 열매만 골라낸다.

               3일 정도 말리면 수확할 때 푸르던 빛깔이 사나흘 만에 먼지가 날아갈
             만큼 바짝 마른 상태가 된다. 표면이 단단하고 빛이 나도록 여러 단계로 가
             공하고, 손질된 염주 알을 방향에 맞게 섬세하게 구멍을 뚫어 견고한 실에

             꿰어 연결한다. 보리수 알은 다 비슷비슷해 보여도 한 알 한 알마다 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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