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3 - 고경 - 2023년 6월호 Vol. 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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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면서


               위에서 언급된 것 이외에도 모두가 하나이거나 하나로 돌아간다는 만유

             일체萬有一體, 만법귀일萬法歸一, 동체귀일同體歸一, 그리고 동학에서 내가

             바로 하늘이므로 제사를 지낼 때 나를 향해 신위를 베풀라는 향아설위向
             我設位, 기독교에서 강조하는 말 중 구속을 의미하는 atonemnet의 어근
             인 ‘하나가 되다(at-one-ment)’, 다시 하나가 된다는 의미의 ‘reunion,’ 다

             시 화해한다는 뜻의 ‘reconciliation’ 등도 모두 인간을 포함하여 만물이 하

             나라는, 그리고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기본 원칙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이런 말 중 특히 동체대비同體大悲와 사인여천事人如天은 주목할 만합니
             다. 우리가 모두 하나라는 사실을 깊이 체감할 때, 이웃과 함께 동고동락

             하는 보살정신이 가능하고,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할 뿐 아니라 이웃을

             하늘 섬기듯 섬길 수 있게 됩니다. 이렇게 하여 『십우도』에서 말하는 마지
             막 단계, 도움의 손을 가지고 세상 속으로 들어간다는 ‘입전수수入廛垂手’를
             통해 우리 사회와 세계는 더욱 맑고 밝아질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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