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 - 고경 - 2023년 7월호 Vol. 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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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4. 동국대 운동장에서 진행되는 어울림마당. 사진: 연등회.

             가미된 연등축제로 자리 잡은 것은 1996년부터입니다. 동대문운동장 – 조

             계사에 이르는 제등행렬뿐만 아니라 전통문화마당, 어울림마당(연등법회),
             회향한마당(대동한마당) 등으로 진행되어 전국적인 국민축제로 전환된 것입
             니다. 그리하여 2012년 4월에는 연등회의 무형유산의 가치를 인정받아 국

             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고, 2020년 12월에는 자발적인 공동체의 가치와

             개개인의 창의성이 담긴 세대 전승, 다양한 사람들의 참여, 배려, 평등의
             가치 등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아 유네스코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에
             등재되는 기쁨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소납의 기억 속에 가물거리는 제등행렬의 풍경은 여전히 어둡

             고 고단하기만 합니다. 딱히 몇 년도 초파일이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여의도광장에서 제등행렬이 출발할 때입니다. 여의도광장에 모여 식을 마
             치고 한강 다리를 건너 마포로 해서 서대문을 지나 조계사까지 가는 먼 길

             이었습니다. 한 손에 등을 들고 한참을 걷다 보니 행렬도 흩어지고 띄엄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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