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6 - 고경 - 2023년 7월호 Vol. 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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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7. 빠까리 아래에서 네팔 제자들과 스케치하는 광경.


                                         1)
           데바다하 근교에 있는 빠까리 나무 는 높이가 건물 10층 높이인 29m에
          달하고, 몸통 둘레도 25m나 된다. 가지와 잎이 뻗어 그늘을 이루는 사방
          면적은 152㎡나 되는 거목으로 수령이 수천 년이라 전해진다. 멀리서 보
          면 꼭 거대하고 푸른 우산이 펼쳐져 있는 모양새이다.

           물론 이런 수치적인 거대함만으로 이 빠까리 나무가 유명한 것이 아니

          라는 것을 이미 독자들께서는 감 잡으셨겠지만 이 나무의 진정한 존재가
          치는 성스러움에 있다. 그 근처에만 가도 어떤 영적인 분위기를 느끼게 하
                   2)
          는 성수聖樹 인 것이다.
           그래서인지 나는 어떤 때는 마치 환상을 보기도 한다. 사리(Sari)를 걸친




          1)  흔히  ‘빠까리’라고  불리는  나무는  식물분류학에서  보면  보리수菩提樹(peepal)  또는  무화과無花果(Ficus
           benjamina)의 일종으로 주로 인도 북부나 네팔 남부 떠라이 지방에서 자생하는 잎 넓은 상록수이다.
          2)  우리는 고따마 싯다르타 붓다와 연관된 나무 중에서 흔히들 ‘3대 성수聖樹’를 꼽는다. 첫째는 탄생수인
           무우수無憂樹(Ashok tree), 둘째는 정각수正覺樹(Peepala tree), 셋째는 열반수涅槃樹(Sara Tree)이다. 그런 차원에
           서 본다면 오늘의 주인공인 빠까리 나무는 ‘제4대 성수’에 해당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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