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9 - 고경 - 2023년 7월호 Vol. 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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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 고우스님이 성철스님을 다시 만난 해인사 퇴설당.


               부산 대법사에서 봉암사 결사 도반 무비스님과 같이 지내던 어느 날 해

             인사 원융스님으로부터 성철스님께서 찾으신다는 연락이 왔다. 해인사로

             가서 원융스님을 만나 성철스님이 계시는 퇴설당으로 가서 인사를 드리고
             뵈었다.
               1975년 남해 용문사 염불암에서 우연히 뵙고 “돈오점수가 맞지 않느

             냐?”고 대든 이후 고우스님이 성철스님을 독대한 것은 처음이었다. 성철

             스님께서는 내의를 입고 맞이하셨다. 그 모습이 고우스님은 좋았다. 격식
             과 위의를 따지고 엄하게 대하기보다는 편안하게 평소 모습으로 대해 주
             시니 고우스님은 비록 가사와 장삼을 수하고 있었지만, 마음은 편안했다.

               성철스님은 수좌들이 『단경』 공부를 하려면 이것을 알아야 한다면서 『단

             경지침壇經指針』이라는 제목의 작은 책자를 주셨다. 법회를 주관하는 스님
             이 이것을 알고 해야 하니 보고 의문이 있으면 물어라 하셨다. 그래서 성
             철스님이 주신 『단경지침』을 받아 원융스님 방에서 둘이서 앉아서 같이 보

             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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