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0 - 고경 - 2023년 7월호 Vol. 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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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경지침』을 보니 70쪽 되는 얇은 책
                                      으로 『육조단경』을 공부하는 데 필요한
                                      지침서였다. 머리말에서 성철스님은 이

                                      렇게 시작한다.



                                      “『단경』은 육조의 법손인 동토東土 선
                                      종의 근본이 되는 성전聖典이다.

                                      『단경』은  전래되는  과정에서  다른

                                      본本이 많이 나와 학자들을 곤혹케 하
          사진 2.  성철스님이 손수 교정하고 번역     였으나, 돈황고본이 발견되어 천고의
              하여 간행한 『돈황본 육조단경』(장
              경각, 2015).              의심이 해결되었다고들 말한다.
                                      『단경』의 근본 사상은 식심견성識心見

              性(마음을 알아 성품을 봄)이요, 식심견성은 법신불이 내외명철內外明徹
              (안팎이 사무쳐 밝음)이어서 견성見性(성품을 봄)이 곧 성불成佛(부처를 이
              룸)이므로, 깨달은 뒤[悟後]에는 부처님 행을 수행한다[修行佛行]고 분

              명히 하였다. 뒷날 교가敎家의 점수사상漸修思想이 섞여 들어와 오

              후점수론悟後漸修論(깨친 뒤 점차로 닦는다는 이론)이 성행하나, 이는 『단
              경』에 크게 어긋나는 것이니, 육조대사의 법손인 선가禪家는 『단경』
              으로 되돌아와 육조대사 본연의 종풍을 떨치기 바란다.”




           성철스님은 이 『단경지침』에서 『육조단경』을 ‘선종의 근본이 되는 성전聖
          典’이라 정의한다. 참선 수행을 하려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공부해야 할 성
          전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수좌들이 『육조단경』을 공부해서 사상 정립을 하

          고 참선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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