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4 - 고경 - 2023년 7월호 Vol. 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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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23호 | 시詩와 선禪 선과 시 26 | 속세의 범부들은 사찰을 방문하면
그 사찰의 절밥이 어떤지 관심이 지
대합니다. 절밥도 세월에 따라 뷔페
식으로 발전했지만 근본은 역시 나물
음식남녀飮食男女 밥상입니다. 식사는 절대로 하찮은
문제가 아니라 중요한 결과를 초래합
니다. 실제로 절제의 기본은 먹고 마
서종택 시인
시는 것을 자제하는 데 달려 있습니
다. 아마도 가장 저항하기 어려운 쾌
락이 먹는 쾌락일 것입니다.
음식남녀
공자(B.C.551~B.C.479)는 어느 해
의 연말 제사에 빈객으로 참여했다가
나오면서 언언이라는 사람에게 탄식
하며 이런 말을 했다고 『예기』에 적혀
있습니다.
“먹고 마시고 남녀가 만나
서종택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1976
년 시). 전 대구시인협회 회장. 대구대학 는 것, 인간의 큰 욕망은 거
교 사범대 겸임교수, 전 영신중학교 교
장. 대구시인협회상 수상. 저서로 『보물 기에 있다. 죽는 것과 가난
찾기』(시와시학사, 2000), 『납작바위』(시 하고 고생스러운 것은 인간
와반시사, 2012), 『글쓰기 노트』(집현전,
2018) 등이 있다. 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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