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1 - 고경 - 2023년 8월호 Vol. 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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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이고, 내가 씨름해야 할 문제라는 생각
이 들기 때문이다.
보화루의 아래 계단으로 나 있는 문 양쪽
에는 앞뒤로 사천왕四天王이 그려져 있어
이 문이 천왕문의 역할도 하는 셈인데,
누樓가 천왕문의 역할을 할 수는 없고, 원
래 천왕문을 통과한 다음에 붓다의 세계로
들어가는 마지막 관문으로 금당과 마주보
고 있는 것이기에 안양문, 안양루 또는 해
탈문이나 불이문이라고 하는 것이 더 작합
하다고 보인다. 사진 6. ‘장맹룡비’.
앞마당으로 들어서면 앞으로 본전인 극
락보전極樂寶殿이 서 있다. 과거에는 여기에
추사선생이 쓴 ‘대웅전大雄殿’의 현판이 걸
려 있었는데, 지금은 서예가 학정鶴亭 이돈
흥李敦興(1947~2020) 선생이 쓴 ‘극락보전極
樂寶殿’이라는 현판으로 교체되어 있다. 육
조시대六朝時代 위비魏碑의 풍을 잘 구사한
글씨다. 북위北魏 시기의 ‘장맹룡비張猛龍碑’
의 강한 서풍을 기본으로 하고 ‘정희비鄭羲
碑’의 부드러움을 가미한 풍으로 썼다. ‘정
희비’는 효문제孝文帝때 청주자사靑州刺史를
지낸 사대부인 정도소鄭道昭(?~516)가 써서 사진 7. 정도소 글씨, ‘정희비’.
세운 부친 정희(426~492)의 비이다.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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