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7 - 고경 - 2023년 8월호 Vol. 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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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세트로 매순간 업業을 만들고 있다. 의와 식, 즉 의식은 업이 만들어지
             고 있는 생생한 업의 생산 공장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하나의 상
             태라기보다는 매순간 변화하면서 새로운 업이 만들어지고 있는 현장에 가

             깝다. 근경식根境識이라는 세 가지가 화합할 때 세계世界가 열리게 된다. 각

             각의 감각기관과 그 대상, 그리고 식에 의해서 매순간 역동적 세계가 새롭
             게 열린다. 이 가운데 의意와 의에 의한 식識, 즉 의식意識이 만드는 세계도
             하나의 세계이다.

               의와 식에 의해서 업을 만들고 있으므로, 어떤 종류의 업을 만드는지가

             핵심이 된다. 여기서 만들어지는 업에 따라서 열리는 세계가 달라진다. 사
             후의 세계이든, 지금 현재의 세계이든 육도六道는 이 만들어지는 업에 의
             해서 창조된다. 나아가서는 이러한 육도를 벗어나는 것도 이 만들어지는

             업에 달려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매순간 안이비설신의라는 감각기관으로

             어떤 업을 만들지에 대해서 신중을 기해야 한다. 매순간의 태도에 따라서
             만들어지는 업의 종류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탐진치貪瞋痴라는 태도를 가질지, 무탐無貪·무진無瞋·무치無痴의 태

             도를 가질지에 따라서 만들어지는 업이 달라진다. 이들은 서로가 서로를

             물들이고 끌어당기는 특징을 가지고 있기에 첫 태도를 어떻게 취하는지
             가 매우 중요하다. 이들 가운데 탐진치로 나아가는 방향성과 무탐·무
             진·무치의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에 대한 논의가 불교수행의 전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전자는 범부의 방향성이고 후자는 성인의 방

             향성이다. 후자의 방향성 가운데 마음과 관련된 특징은 다음 호에서 다
             루게 될 성性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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