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1 - 고경 - 2023년 8월호 Vol. 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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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24호 | 시詩와 선禪 선과 시 27 | 욱수골 산행에 나섭니다. 외곽순
환도로 덕분에 욱수골까지 시간이 많
이 단축되었습니다. 욱수골 주차장
에 주차되어 있는 자동차의 보닛에
그냥 물이죠, 뭐. 노란측범잠자리가 꼼짝도 않고 앉아
물이 엄청 있습니다. 늦게 오는 친구들을 기다
많더라고요. 리며 잡담하는 동안에도 전혀 꼼짝도
하지 않고 앉아 있습니다. 친구가 손
으로 잡아도 꼼짝도 안 해서 ‘죽었나
서종택 시인
보다’ 하며 던졌습니다. 그러자 노란
측범잠자리는 보란 듯이 훨훨 날아갑
니다. 아하, 살아 있었군요. 다행입
니다.
서종택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1976
년 시). 전 대구시인협회 회장. 대구대학
교 사범대 겸임교수, 전 영신중학교 교
장. 대구시인협회상 수상. 저서로 『보물
찾기』(시와시학사, 2000), 『납작바위』(시
와반시사, 2012), 『글쓰기 노트』(집현전,
2018) 등이 있다. 사진 1. 자동차 보닛 위에 앉아 있는 노란측범잠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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