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5 - 고경 - 2023년 8월호 Vol. 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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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베르 알렌 깁페른 / 이스트 루
250년 전, 서양에서도 산길을 걸으며 대자연의 변화무쌍과 인생의 덧없
음을 절절하게 체험한 사람이 있습니다. 1774년 25세의 나이로 『젊은 베
르테르의 슬픔』을 써서 유럽을 뒤흔든 괴테(1749~1832)는 그 다음해에 당시
인구 20만 정도였던 바이마르 공국에 초청됩니다. 그리고 추밀원 참사관,
장관, 추밀원 고문관으로 고속 승진합니다.
1780년 31세의 괴테는 당시 바이마르 궁정의 인기 사냥터였던 키켈한
산(861m)에 올라가서 정상 북쪽에 있는 사냥터지기의 오두막에서 하룻밤
을 묵었습니다. 그날 밤, 그는 즉흥적으로 「나그네의 밤 노래」라는 시를 오
두막의 나무에 연필로 적었습니다.
나그네의 밤 노래 2
모든 산 정상에는
안식이 있고
모든 가지 끝에는
바람 한 점
불지 않네
숲속의 새들마저 지저귐을 멈추었네
기다리게, 머지않아
그대 또한 쉬게 되리니 3)
3) Wandrers Nachtlied 2 (‘2’는 먼저 발표한 같은 제목의 시가 있기 때문에 편의상 붙인 숫자임)Über allen Gipfeln
/ Ist Ruh, / In allen Wipfeln / Spürest du / Kaum einen Hauch; / Die Vögele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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