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6 - 고경 - 2023년 9월호 Vol. 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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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이제까지 선
                                                           방에서  열심히
                                                           정진했으니,  해

                                                           인사 강원에 들

                                                           어가서 더욱 열
                                                           심히  공부해라.
                                                           아무나 다 가라

                                                           고 하는 게 아니
          사진 1. 해인사 주지 자운스님(좌) 총무 영암스님.
                                                           다. 이제 선禪을
          해도 교敎의 바탕이 든든해야 되고, 또 교를 하는 이도 문자로만 해 가지고
          는 안 되고 실제 정진하는 힘이 있어야 한다. 너희 둘이 몇 년 동안 선방에서

          열심히 정진했으니 이제는 교학을 익혀라. 내일 당장 짐을 꾸려서 해인사로

          가거라.”
           노장님은 또 자운스님이 해인사 주지로 갈 것이며, 영암스님을 총무로,
          그리고 진주에 피난 가 계시던 운허耘虛스님을 모셔다가 비구승 강원을 새

          로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씀하셨어요. 종단의 앞일을 깊이 생각하고 앞서

          가는 안목이 없으면 못하는 말씀입니다. 1955년 겨울 결제 들어가기 일주
          일 전의 일입니다. 다른 이들은 서로 좋은 절 차지하려는 판에 참 대단하
          지요. 석암스님을 계사로, 법사로 모시게 된 나는 참으로 좋은 인연을 만

          났다고 생각합니다.



           ▶ 정화 직후라 비구스님들의 숫자가 적었겠군요?
           나는 일찍이 할아버지께 한문을 배웠어요. 그 덕분에 선암사 있을 때도

          대장경과 빈가장경頻伽藏經으로 율장도 보고 여러 가지 공부를 좀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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