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5 - 고경 - 2023년 9월호 Vol. 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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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신유학의 완성자로 평가
되는 만큼 모종삼 철학에 대한
연구는 대부분 유학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고, 불교사상과의 관
련성은 생략되거나 상대적으로
과소평가 되어왔다. 그러나 근현
대 시기 서양사상이 새로운 시대
사조로 대두하게 되자, 근대 이 사진 2. 1991년 홍콩 신아서원에서 임안오林安梧 교수
와 함께한 모종삼.
전에 주자학에 눌리고 있던 불교
와 양명학이 발전의 계기를 맞았다.
이때 불교 내부에서는 유식종이나 천태·화엄종 등 불교사상을 양명학
계열의 유학사상과 결합하여 새로운 철학을 건설하려는 시도가 진행되었
다. 그 대표적인 흐름이 웅십력熊十力에서 시작하여 모종삼에서 완성되었
다고 평가되는 ‘현대신유학現代新儒學’, 또는 ‘현대신불학現代新佛學’이다.
내면의 도덕적 결단을 중시하는 불교와 양명학이 도덕면에서 동양의 우
위를 주장하려는 현대신유학의 의도에 더 적합했다고 볼 수 있다. 그리하
여 불교와 유학, 특히 양명학은 상호 영향을 주고받으며 새로운 철학을 형
성해 나가게 된다. 모종삼은 이러한 사상적 발전의 가장 정점에 선 철학자
이다.
모종삼은 웅십력에게 직접 교육을 받았고, 두 사람 모두 양명학을 종주
로 본심本心·인체仁體의 의미를 밝혔다는 점에서 동일한 학문 경로를 걸
었다고 할 수 있다. 유학의 ‘도덕적 형이상학’ 정립에 웅십력이 기초를 놓
았다면 모종삼은 최종적으로 완성하였다고 평가된다. 유학은 인간의 내재
적 도덕성으로 본성을 설명하고, 이러한 본성이 『중용』에서 말하는 천도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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