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 - 고경 - 2023년 10월호 Vol. 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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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어드는 법도 없다. 극악한 중생과 원만한 부처가 그 불성에 있어선 전혀
             차이가 없다는 것은 참으로 불가사의한 일이다. 선한 기미라곤 전혀 없어
             보이는 극악한 단선근중생斷善根衆生도 깨치면 곧 부처이다. 무엇을 깨친다

             는 말인가? 본래 구비하고 있던 진여자성, 즉 불성을 깨치는 것이다.

               요즘 하나님 믿는 분들이 많은데 그 분은 죄 많고 가련한 우리 중생들과
             는 달리 모든 것을 초월해 저 멀리 계시는 분이라고 다들 생각한다. 허나
             우리 불교에서는 그렇게 말하지 않는다. 하나님의 지고지순한 가치를 바

             로 이 죄인이 전혀 부족함 없이 완전히 구비하고 있다고 선언한다. 개개인

             속에 다 하나님이 있어 하나님 아닌 이가 하나도 없다는 것이 불교의 주장
             이다. 이는 다른 종교가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불교의 우수성이다.



                  “일체중생이 그 누구를 막론하고 평등하게 불성을 구유具有하고 있

                  건마는, 항상 한량이 없는 번뇌망상이 개복盖覆 한 고로 능히 그 불
                                                       1)
                  성을 볼 수 없느니라.”  - 『대반열반경』



               지고지순한 가치의 하나님과 불성을 누구나 가지고 있다 하면 혹자는

             “그럼 왜 내 눈에는 보이지 않는가?” 하고 의문을 제기할 것이다. 그것은
             번뇌망상에 가려져 있기 때문이다. 먹구름이 하늘을 가리면 늘 빛나고 있
             는 태양을 볼 수 없고 밝은 거울에 먼지가 앉으면 거울의 밝은 빛이 드러

             나지 않듯, 번뇌망상에 가려 있으면 우리 안에 늘 자리하고 있는 부처님의

             성품과 하나님을 보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나 먼지를 깨끗이 닦아낸 밝은
             거울이든 때가 꼬질꼬질 낀 거울이든 그 바탕에 있어선 전혀 차이가 없는




             1) 덮개로 덮어 씌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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