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1 - 고경 - 2023년 10월호 Vol. 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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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만 걷어내면 거울의 밝은 바탕이 드러나듯 번뇌망상을 제거하면 부
             처님의 지혜광명이 환히 드러나는데 그걸 모르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이 자리에도 불성의 거울, 하나님의 거울을 가지지 않은 자는 한 사

             람도 없다. 열심히 화두를 들어 확연히 깨치면 빛이 샐 틈조차 없어 보이던

             그 두꺼운 번뇌 망상의 구름장도 단번에 확 걷힌다. 그러면 자성을 분명히
             보아 한가로운 도인으로서 자유자재한 삶을 누리게 될 것이다. 모두들 어렵
             다고 여기지만 하지 않는 것이 문제일 뿐, 해 보면 그리 어렵지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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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도를 불성이라 부르나니 그러므로 불성은 상주항일常住恒一 하
                                 4)
                  여 변동과 천역遷易 이 없느니라.”                            - 『대반열반경』


               견성하면 성불이라고 앞서 주장했는데, 부처님이 깨달음을 얻고 처음으

             로 말씀하신 대각선언大覺宣言을 살펴보면 중도를 깨달았다고 했지 불성을
             깨달았다는 말은 하지 않으셨다. 그래서 혹자는 ‘견성하면 성불한다는 주
             장은 부처님의 근본 말씀과 어긋난 것이 아닌가’ 하고 의심할 수도 있다.

             하지만 『열반경』을 근거로 살펴보면 중도가 곧 불성임을 확연히 알 수 있

             다. 따라서 부처님이 중도를 깨달았다는 말씀은 자성을 바로 보았다는 말
             씀과 한 치도 다를 것이 없다. 표현만 다를 뿐이다.



                  ① “중도의 대법大法을 불성이라 호칭하나니 그러므로 불성은 상락

                  아정常樂我淨이니라.”                                             - 『대반열반경』




             3) 3세에 걸쳐서 항상 존재하며 변하지 않고 온전한 자신의 모습을 지키고 있음. 무상과 무아의 반대.
             4)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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