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4 - 고경 - 2023년 10월호 Vol. 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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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지 약 20년간), 제4기 선심리학기(1978년부터 현재까지 약 40년간)로 나눌 수
있다.
유식심리학은 ‘대승불교의 심층심리학’으로, 특정 종교로서의 불교의 틀
을 넘어 보편타당성이 있는 이론체계이며, 현대심리학과의 대화와 통합이
가능하다고 평가받고 있다. 또한 아비담마는 불교에서 본격적으로 마음에
대해서 다루기 시작한 유파라고 할 수 있다. 네 가지 궁극적 실재 가운데
세 가지가 마음과 관련되어 있을 정도이다. 그리고 이러한 궁극적인 실재
를 중심으로 법을 다루는 아비담마의 전통은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불교심리치료적 함의
불교에서는 마음을 바라보는 관점을 일원론적 관점, 다원론적 관점 두
가지로 나눈다. 그렇다고 해서 두 가지가 서로 배타적이지는 않다. 예를 들
어 아비담마에서 마음을 89가지 나아가서는 121가지로 구분한다고 할지라
도, 마음 자체는 하나라고 하는 일원론적 관점도 취하고 있다. 유식이 전
오식에서 팔식까지 마음을 구분한다고 할지라도 마음 자체로는 하나라고
한다. 반대로 중관불교와 선불교에서는 마음을 하나라고 할지라도 세간심
과 승의심, 중생심과 부처심을 구분한다. 이처럼 두 가지 관점을 함께 가
지고 있지만, 두 가지 관점 중 어떤 것에 더 중점을 두는지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마음을 세분하여 나누는 것은 마음의 다양한 기능에 초점을 맞추
는 것이고, 마음을 하나로 보는 것은 마음의 원래 특징에 초점을 맞추는 것
이다. 두 가지 관점이 서로 협업하며 불교의 궁극적 목표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마음의 원래의 특징에 중점을 맞추면, 그 궁극적인 경지에 대한 기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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