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1 - 고경 - 2023년 10월호 Vol. 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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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은 어떤 관점에서 공유하는 영역을 파악하는지 여부라고 할 수 있다.
불교사는 전통적으로 시대와 지역을 중심으로 집필되었다. 초기불교,
부파불교, 인도대승불교, 티벳불교, 중국불교 등으로 구분된다. 그러나 전
통적인 시대적, 지역적 구분이 아니라, 마음을 어떻게 보는지에 따라서 기
존의 불교사를 불교심리학의 관점에서 볼 수 있다. 이때 적용할 수 있는 기
준이 마음을 일원적一元的(monistic)으로 보는지, 다원적多元的(pluralistic)으
로 보는지의 구분이다. 마음의 원래 기능에 중점을 두는지, 마음의 다양한
기능에 중점을 두는지에 따라서 구분할 수 있다. 본 연구자는 불교사에 등
장하는 불교유파를 마음을 일원적으로 보는지, 다원적으로 보는지에 따라
서 구분하고자 한다. 이는 기존의 불교사를 바라보는 관점인 소승·대승
의 관점, 시대적인 구분, 지역적인 구분과는 다른 관점이다. 이는 불교사
를 시대 순, 지역별로 구분하는 전통적인 방식이 아니라, 불교사를 마음의
관점에서 분류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불교심리학의 관점에서 불교사
를 재해석하는 것, 명시적으로 마음의 관점에서 불교사를 해석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할 수 있다.
마음과 관련하여, 불교사를 두 가지 흐름으로 볼 수 있다. 초기불교, 부
파불교, 유식불교로 이어지는 다원적 흐름(pluralistic theory of mind)과 초기
불교, 중관불교, 선불교로 이어지는 일원적 흐름(monistic theory of mind)이
그것이다. 다원적 흐름이 마음을 세부적으로 나누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
다면, 일원적 흐름은 마음을 하나로 파악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즉 마
음을 다원적으로 파악할 것인지, 일원적으로 파악할 것인지에 따라서 두
가지 흐름이 구분된다고 할 수 있다. 불교심리학에서는 다원론多元論
(pluralism)과 일원론一元論(monism)에 따라서 불교사의 주요 유파의 흐름을
구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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