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2 - 고경 - 2023년 10월호 Vol. 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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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운산의 일주문 곁
철쭉꽃은 얼굴을 붉히고
고요는 산새의 울음소리를 데불고 와
저물녘의 종소리를 울리나니
그대 어느덧 선승이 되어버렸네
- 「어느덧 내 모습은 산이 되어」,
성각스님에게 있어 선화는 깨달음의 길로 통하는 수행의 방편이다. 무
념무상無念無想으로 완성된 선화는 세속 저편의 고요의 경지이다. 일체의
분별을 벗어난 무심필無心筆, 선묵일여禪墨一如의 세계로 꾸밈이 없고 묘
사가 없다.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 「화엄경약찬게」, 「금강반야바라밀
경」, 「금강반야바라밀경찬」 등 일만여 자로 채워진 선서 대작 병풍 10곡은
불심으로 가득하다. 세필 전서체篆書體로 불경 한 자 한 자 쓰며 3배의 예
를 올리며 정성으로 완성한 작품들이다.
선정禪定 속에서 탄생하는 선서화
이렇듯 무형의 유산으로 가치를 지니는 선서화의 특징은 참선의 도구라
는 점, 글씨와 그림, 형식과 내용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선
서화를 시작하기에 앞서 반드시 준비해야 할 일이 있으니 바로 참선이다.
마음을 고요히 해서 선정에 들어야 한다. 선정에 들어 고요히 생각하다 보
면 문득 어떤 깨달음의 경계가 마음에 나타난다. 그 마음자리를 붓으로 표
현하는 것이 선화의 시작이라고 한다. 성각스님은 선서화를 보다 많은 대
중, 특히 젊은이들과 함께하고 싶다고 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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