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5 - 고경 - 2023년 10월호 Vol. 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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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26호 | 시詩와 선禪 선과 시 29 | 친구들과 운문사 ‘솔바람길’ 산행
에 나섭니다. 거의 평지나 다름없어
산행이라기보다는 산책이 더 어울리
는 길입니다. 이 길에는 소나무, 전나
일생에 무가 많아서 은은한 송진 냄새가 공
마음 아픈 일 기를 청량하게 해 줍니다. 솔바람길,
얼마이던가 이름에 어울리는 길입니다.
스피노자는 『에티카』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의 힘을 키우는 모든
서종택 시인
것을 기쁨이라고 부르고, 힘을 감소
시키는 모든 것을 슬픔이라고 부른
다.” 스피노자식으로 말하자면, 우리
에게 산행은 언제나 기쁨입니다.
서종택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1976
년 시). 전 대구시인협회 회장. 대구대학
교 사범대 겸임교수, 전 영신중학교 교
장. 대구시인협회상 수상. 저서로 『보물
찾기』(시와시학사, 2000), 『납작바위』(시
와반시사, 2012), 『글쓰기 노트』(집현전,
2018) 등이 있다. 사진 1. 소나무 향이 가득한 운문사 솔바람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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