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0 - 고경 - 2023년 10월호 Vol. 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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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6. 괴로움을 삭여 주는 운문사의 중심 영역.
비구니 스님들의 모습은 한 폭의 그림과도 같았습니다. 농사일이 얼마나
많았으면 학승들이 운문사 승가대학을 ‘농대’라고 불렀겠습니까.
불이문不二門 안쪽은 비구니들의 강원과 요사채가 있습니다. 운문사 승가
대학의 정원은 한 학년에 60명 정도이지만 졸업은 절반 정도만 합니다. 승
가대의 규율이 얼마나 엄한지 화엄반(4학년)은 임금님 행세를 합니다. “운문
사 화엄반은 군수하고도 안 바꾼다.”라는 말이 학승들 사이에서 내려옵니다.
치문반(1학년)은 마치 논산훈련소 훈련병과 같은 생활을 견뎌내야 합니다.
새벽 2시 50분경에 일어나 멀리 떨어진 화장실에 200명이 한꺼번에 가
야 합니다. 생각해 보세요, 얼마나 힘든 생활인지. 그런 절차를 거쳐서 3
시 20분, 그 유명한 운문사 새벽예불이 시작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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