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 - 고경 - 2023년 11월호 Vol. 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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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는 두 가지 성품을 버리는 것
[布施却二性]이니라.”
“어떤 것이 두 가지 성품입니까?”
“선善과 악惡의 성품을 버리는 것이
며, 있음[有]과 없음[無]의 성품, 사랑
함[愛]과 미워함[憎]의 성품, 공空과
공 아님[不空]의 성품, 정定과 정 아
님[不定]의 성품, 깨끗함[淨]과 깨끗
하지 않음[不淨]의 성품을 버려서 일
체 모든 것을 전부 보시하면 두 가지
성품이 공함을 얻느니라.
만약 두 가지 성품이 공함을 얻을 때
사진 1. 해인총림 초대 방장에 추대되었던
1967년 해인사 대적광전에서 백
에 또한 두 가지 성품이 공하다는 생
일법문을 설하고 계신 성철 종정
예하.
각을 짓지 않으며, 또 보시한다는 생
각도 짓지 않음이 곧 진실로 보시바라밀을 실행하는 것이니, 만 가
지 인연이 함께 끊어진다고 하느니라. 만 가지 인연이 함께 끊어진
다 함은 곧 일체법의 성품이 공하다는 것이니, 법의 성품이 공하다
함은 곧 일체처에 무심함이니라.
만약 일체처에 무심함을 얻었을 때에는 한 모양[一相]도 얻을 수 없
으니, 왜냐하면 자성이 공한 까닭에 한 모양도 얻을 수 없느니라.
한 모양도 얻을 수 없다 함은 곧 진여의 실상이니, 진여의 실상이
란 여래의 묘한 색신의 모양이니라.
『금강경』에 이르기를, ‘일체의 모든 모양을 떠나는 것이 곧 모든 부처
님이라 한다[離一切諸相 則名諸佛]’고 하였느니라.” - 『돈오입도요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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