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9 - 고경 - 2023년 12월호 Vol. 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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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고마자와대학원에 입학했지요. 총장이 야마다
             레이링山田靈林인데, 조동종학에 관한 강의를 했어요. 4년 내내 빠지지
             않고 들었어요. 조동종의 중요 텍스트인 『정법안장』에 대한 연구에 참여

             했으며, 『조당집祖堂集』 공부도 했어요. 특히 인도불교의 대가인 미즈노

             고겐水野弘元(1901~2006) 교수로부터 4년 내내 강의를 들었어요. 이 외에
             도 선리禪理의 다양성을 배우고 연구했으며 체험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
             어요.

               10년간의 유학생활 중에 딱 한 번 한국에 다녀왔어요. 고마자와대학원

             에서 4년을 마치고 동경대학 박사과정에 입학하는 사이 한 달쯤이에요. 공
             부할 시간을 허비하지 않고 잘 이용해야 되겠다는 생각 때문이었어요. 특
             히 매번 방학 중에는 대학원생들이 모여 빨리어와 불교영어를 공부를 하

             는데 여기에 빠짐없이 참여했어요. 또한 김지견 박사와 함께 일본 사찰 곳

             곳을 순례했어요.
               가끔 일본의 한국 절에서 재를 지내면서 학비를 조달했어요. 아르바이
             트로 최고였지요. 그래서 굳이 한국에 들어갈 필요가 없었던 것이지요. 사

             실 홍법원에 있으면서 여러 일을 맡았지만 한 푼도 받지 않았어요. 살림이

             어려울 때였으니까 먹고 자는 것만도 감사하게 여겼지요.
               홍법원을 시작한 지 한 2년 동안은 참 어렵게 지냈는데, 차차 인연도 모
             이고, 신자들도 모이고 해서 절이 좁아졌어요. 그래서 신도들과 의논해서

             분쿄쿠 덴츠잉이라고 하는 곳에 일본집을 사서 절을 확장했어요. 꽤 큰 일

             본집이었는데 은행에서 융자를 받아 매달 이자를 냈지요. 규모가 커져서
             스님도 여럿 필요했어요. 행원스님은 화계사에 있던 상좌 묘각스님과 견
             향스님을 데려왔어요. 그래서 나는 방 하나에서 공부에 전념했어요. 나중

             에 법인스님과 운학스님도 유학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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