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 - 고경 - 2023년 12월호 Vol. 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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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되는 번뇌망상이라는 구
름이 그것을 가리고 있으니,
이 구름을 걷어내고 본래 청
정하고 완전한 인간으로 돌
아가자는 것입니다.
둘째, 불교를 믿는 사람은
사진 7. 우리 시대의 부처로 추앙받는 성철 큰스님 자기 마음을 속이면 안 된다
(1920~1993).
는 가르침입니다. 불법은
머물지 않음을 실천하는 데 있습니다. 그러므로 불교를 믿는 사람
이라면 머물지 않는 마음을 실천하되 가능하면 화두를 가슴에 품
은 사람으로 삶의 모든 현장을 상대하자는 것입니다.
셋째, 남을 위해 기도하는 사람이 되자는 것입니다. 우리는 상대에
의지하여 성립하는 존재입니다. 그러니까 남을 위한 기도를 할 때
자기를 위한 기도가 성취되는 것입니다. 나아가 우리 앞의 모든 존
재가 부처님입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절은 지금 당장 눈앞의 부처
에게 올려져야 하는 것입니다. 성철스님이 3천배를 시키면서 가장
강조했던 것도 ‘남을 위해 기도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었
습니다.
- 성철스님이 한국 불교사에 남긴 가장 중요한 업적은 무엇일까요?
가장 중요한 업적을 꼽으라면 『백일법문』에서 이론을 정립하고 『선
문정로』에서 그 실천의 길을 제시한 ‘중도법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
다. 과거의 불교는 대승 우월주의에 서서 근본불교를 성문연각의
가르침, 혹은 소승의 가르침으로 폄하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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