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 - 고경 - 2023년 12월호 Vol. 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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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에 오는 목적과 보람이 부처님을 만나는 데 있다는 것을 알게 하
기 위해서였습니다. 이 3천배 기도에 대해서는 당시에도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성철스님이 너무 천상천하유아독존으
로 자신을 높인다는 것이었습니다. 법정스님도 처음에는 3천배에
대해 그것을 ‘굴신운동’이라고 비판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나중에
언론사의 요청에 의해 대담을 진행하면서 “나를 보겠다고 온 사람
들로 하여금 그 기회에 부처님을 만나도록 하기 위해 3천배를 시
키고 있다. 무엇보다도 남을 위해 기도를 하라고 하고 있다.”는 성
철스님의 설명을 듣고는 감탄하며 그것에 공감한 일이 있습니다.
현재까지도 3천배는 성철 문도의 사찰에서 가장 일상적으로 행해
지는 기도에 속합니다. 성철스님은 진리에 들어가는 다양한 문을
제시하는 법문을 베풀었는데, 3천배는 그 최초의 출발점에 해당하
는 것이기도 합니다. 저도 주위의 여러 사람들에게 참선을 함께 하
자고 권하는 편인데 3천배를 한 뒤 참선에 임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를 분명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3천배를 한 뒤 참
선을 하는 사람은 쉽게 포기하지 않습니다. 사실 3천배 자체가 기
도이고 참선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3천 번의 절을 하는 동안 ‘나는
잘났다’를 내려놓고 ‘당신이 부처님입니다’라고 찬탄합니다. 이만
한 기도와 참선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러니까 3천배는 그 자체로
도 성철선의 실천에 해당합니다.
큰스님을 시봉하는 그 마음 그대로
그동안 백련암에서는 10월 30일 오전 7시부터 11월 3일 오전 7시까지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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