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2 - 고경 - 2023년 12월호 Vol. 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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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4. 산속에서 구름이나 물처럼 살고 싶어라.
에 꽃이 피리라’라는 식으로 은유로 이해하는 것과 해석상의 차이는 별로
없는 듯합니다.
어떻든 쇠 나무나 소철에 꽃이 피는 경계는 모든 것을 뛰어넘은 절대의
세계를 표현한 것입니다. 그 절대의 풍경 앞에 우리는 압도당하고 맙니다.
그것이 바로 선禪의 세계입니다. 바람처럼 구름처럼 산다는 것은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는 자유의 삶이고, 자기에 대한 걱정 없이 세계를 있는 그대로
경험하는 경지입니다. 바로 거기가 선의 세계이고 쇠 나무나 소철이 꽃을
피우는 세계라고 차암수정은 노래하는 것입니다.
은유의 시 외에 순수한 인상 세계를 그려내면서 심층 세계를 보여주는
시도 있습니다. 심층 세계는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이지만 그렇다고 실재
성이 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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