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7 - 고경 - 2024년 1월호 Vol. 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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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역사에 나타난 수행문화


               불교 내에서 선의 시원은 부처님이 보리수 아래에서 선정을 통하여 정

             각正覺을 이룬 데에서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인도의 역사에서 살펴보면 부

             처님 당시 육사외도六師外道나 우파니샤드 시대 그리고 그 이전인 베다 시
             대나 브라흐만 시대에도 선禪과 같은 수행이 존재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요가’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또한 그 이전 상대上代였던 모헨조

             다로 시대에도 좌선을 상징하는 무늬의 대리석 조각이 발굴되어 아주 오

             랜 옛날부터 선수행이 나름대로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선禪은 또한 인도에서만 독점한 사상도 아니다. 중앙아시아의 시나이반
             도에서 ‘주두성자柱頭聖者’들이 있어 이들이 말뚝에서 좌선을 하는 등의 정

             신문화가 있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중국에서도 『장자莊子』에 이상적인 도

             인의 경지를 심제心齊 혹은 좌망坐忘이라고 한 것을 보면 선禪이 유입되기
             이전에도 이미 중국인들에게 맞는 선수행법이 계발된 것으로 보인다. 그
             러기에 맹자가 정좌正坐를 말한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들 모두 불교

             문화가 전래되기 이전부터 실제로 좌선과 같은 수행이 존재하였음을 알 수

             있게 한다.
               종교의  기원에  대하여  엘리아데가  샤머니즘[巫]으로  정의하였지만,
             무巫적인 전통 이외에 선仙 혹은 선禪의 전통이 존재하고 있었다. 무巫적인

             전통이란 인류가 우주 자연의 제반 현상이 주는 두려움과 공포를 피하기

             위한 방편으로 신에 대한 속죄·기도 등을 하면서 발생된 것이라면, 선仙
             혹은 선禪적인 전통이란 인간이 우주·자연과 하나가 되려는 움직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무巫적 전통에서 성장한 고등종교가 기독교와 이슬

             람교 등이라면, 선仙 혹은 선禪적 전통에서 성장한 고등종교는 불교·힌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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