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2 - 고경 - 2024년 1월호 Vol. 129
P. 162
모두 이 오도게에서 흘러나온 것이다. 2)
이로부터 후대에 양개의 종지를 ‘오도게’로 삼고 있고, 그로부터 ‘면밀회
호綿密回互’의 선사상이 전개되었음을 밝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여기에서
‘면밀’하다는 평가는 양개의 세심한 마음의 성향과 장기간 제방의 행각을 통
해 검증하였으므로 형성된 것이라 추정된다. 그리고 ‘회호’는 청원계 석두희
천石頭希遷의 「참동계參同契」에서 “문문門門의 일체 경계가 회호回互·불회호不
回互한다. ‘회호’하면 상섭相涉하고, ‘불회호’하면 위位에 의지하여 머문다.” 라
3)
는 구절로부터 연원한 것으로, 조동종의 종풍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따라서 양개의 선사상은 바로 양개의 ‘오도게’에 대한 고찰로부터 시작
하여야 할 것이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양개는 운암을 참알하여 무정
설법에 관한 문답을 나누고 헤어지면서 양개가 “백년 후, 홀연히 어떤 사
람이 선사의 참모습을 찾는다면, 어떻게 대답하겠습니까?”라는 물음에 운
암은 “바로 이것이다[卽這個是].”라고 하였다. 당시 양개는 운암의 언구에 계
합하지 못하였고, 이후 과수도영을 계기로 깨달음을 얻었음은 앞에서 언
급한 바와 같다. 이에 관련된 내용이 『동산양개선사어록』에 다음과 같이 기
록되어 있다.
다른 날, 운암雲巖 선사의 진영眞影에 공양을 올리는데, 어떤 승려
가 “선사先師(운암)는 다만 ‘이것[這是]’이라고 말하였다는데 바로 그
렇습니까?”라고 물으니, 양개는 “그렇다.”라고 하자, “뜻의 요지는
2) (法孫)弘瀚彙編, 弘裕同集, 『無異禪師廣錄』 卷7(卍續藏72, 267c), “洞山大師悟道偈云: 切忌從他覓,
迢迢與我疎. 我今獨自往, 處處得逢渠. 渠今正是我, 我今不是渠. 若能如是會, 方得契如如. 此是
洞山宗旨, 綿密回互, 皆從此偈中流出.”
3) [宋]道原纂, 『景德傳燈錄』 卷30(大正藏51, 459b), “門門一切境, 迴互不迴互. 迴而更相涉, 不爾依位住.”
1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