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5 - 고경 - 2024년 1월호 Vol. 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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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 힘든 자세로 하라고 하는 걸까?’라는 원망어린 생각이 솟게 된다.
수행의 치열함을 더해 주는 장궤합장
옆에 있는 다른 보살에게 물었다.
“보살님은 왜 아비라기도를 합니까?”
그 보살의 대답은 이러했다.
“치열함에 빠져 보고 싶어서요. 이번에는 저와 타협하지 않고 해야겠다
고 스스로 약속했답니다.”
나는 속으로 ‘평소에 기도를 꾸준히 해 오더니 제법이네.’라고 생각했다.
이 보살은 아비라기도가 처음이 아니었다. 이 말대로 아비라기도를 하면
치열熾熱해지지 않을 수가 없다.
스스로를 힘든 상황으로 몰
아가기에 더욱 정신을 바짝 차
리고 자신을 응시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지 않으면 온전
히 육신이 보내는 고통과 시간
이 더디 가는 지루함을 고스란
히 느낄 수밖에 없게 된다.
‘치열함에 빠져 보겠다’는 말
은 불길이 맹렬히 타오르듯 코
너에 몰리고 있는 자기 자신을
다잡으며 법신진언 소리에 집
중해 가겠다는 의미일 것이다. 장궤합장의 올바른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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