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1 - 고경 - 2024년 1월호 Vol. 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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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합니다.
               둘째, 또 다른 예는 고구려의 시조 주몽입니다. 하늘의 신 해모수가 하
             백의 세 딸 중 가장 아름다운 유화를 꼬여 그와 하룻밤을 지냈습니다. 그

             일로 하백은 유화를 집에서 쫓아냅니다. 오갈 데 없는 신세가 되어 헤매던

             유화를 동부여의 금와왕이 그의 궁궐로 불러들였습니다. 그런데 유화가 궁
             궐 방안에만 머물렀는데도 햇빛이 계속 그녀를 따라다니며 그녀를 비추었
             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덜컥 임신하게 되었는데 해산을 하고 보니 큰 알

             이었습니다. 금와왕은 이를 불길하게 여겨 없애려고 온갖 방법을 다 했으

             나 모두 실패했습니다. 드디어 그 알에서 한 사내아이가 알을 깨고 나왔습
             니다. 아이는 태어나서 얼마 되지 않아 혼자서 걸어 다니고 일찍부터 힘이
             세고 총명하였습니다.




                탄생 설화의 속내


               이런 이야기들을 문자 그대로 믿어서 나름대로 신앙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그대로 믿어도 좋습니다. 그러나 이런 이야기가 종교사적으로 우

             리에게 말해 주려는 더 깊은 뜻이 무엇일까? 그 ‘속내’를 한 번쯤 생각해 보
             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첫째, 이런 기적적인 탄생 이야기는 위의 박혁거세나 주몽의 이야기에

             서 보듯 부처님이나 예수님의 경우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따

             라서 이런 이야기 하나 때문에 불교나 기독교가 특별하다거나 우월하다고
             주장할 근거가 될 수는 없다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둘째, 우리가 기억할 것은 이런 정신적, 정치적 영웅들이 이렇게 특별한

             방법으로 탄생했기 때문에 위대하게 되었다고 보기보다는 이런 이들이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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