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3 - 고경 - 2024년 1월호 Vol. 129
P. 53
“성경이 역사적으로 정확하다면 그것은 오로지 우연일 뿐이다. [역
사적 사실을] 보고한다는 것은 성경 저자들에게 전혀 관심 밖의 일이
었다. 그들은 신화나 은유를 통해서만 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전해
준 것이다. 그들이 쓴 것은 상상력(vison)의 원천이 되는 것이지 교
리의 근거가 될 성질의 것이 아니었다.”
셋째, 부처님이 말한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는 말과 예수님이 말한
“내가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라는 말입니다. 여기서 부처님의 ‘아我’와 예
수님의 ‘내가’가 무슨 뜻일까 하는 것입니다. 분명 이는 육체적이나 역사적
인 자신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여기서의 ‘나’는 우리 모두 속
에 스며 있는 ‘우주적 나(cosmic I)’, ‘우리 본연의 나’를 의미하는 것이 아닐
까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이해할 때 부처님의 선언과 예수님의 선포도 일
맥상통하는 바가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
나가면서
제가 평소 계속해서 강조하는 것 중의 하나가 불경이든 성경이든 모든
경전은 결국 변혁(transformation)을 위한 것이지 정보(information)를 위한
것이 아니라고 하는 것입니다. 경전은 철지난 과학책이나 역사책이 아닙
니다. 경전에서 오늘을 위한 메시지를 얻어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