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5 - 고경 - 2024년 1월호 Vol. 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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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떠내려가고 없었다. 위험은 시시각각 닥쳐오는데 별 대책이 없어 발을
동동 구르던 노승이 제자만이라도 살릴 결심을 하고 말했다.
“내가 계곡 사이에 돌출되어 있는 바위 위로 잠시 엎드려 있을 터이니
그 틈에 내 등을 밟고 건너뛰어 가거라”.
물론 제자가 선뜻 그 제안을 승낙할 리는 없었지만 다른 방법을 찾을 수
없었기에 둘은 눈물을 머금고 노승이 엎드려 있는 사이에 제자는 스승의
등을 밟고 계곡을 건너갈 수 있었다. 제자가 건너편 안전한 곳에 도착하여
뒤를 돌아다보니 이미 노승은 거센 물결에 떠내려가고 보이지 않았다.
혼자 살아난 제자가 죄책감에 휩싸여 그 자리에서 한동안 울기만 하였
으나 이를 어쩌랴? 할 수 없이 제자는 그 자리를 떴다가 물살이 잦아지자
자기가 살던 암자 터로 돌아왔다. 그리고는 다시 암자를 복원하고 열심히
용맹정진하여 마침내 큰 깨달음을 얻었다고 한다.
티베트 본토를 종횡무진 누비며 다리를 놓았던 탕동겔뽀는 시절인연이
무르익은 것을 알고는 49세 때인 1433년 대설산을 넘어와 티베트 불교의
최대, 최고의 스승
구루린뽀체Guru
Rinpoche가 축복을
내린 ‘화룡火龍의
땅’, 즉 부탄왕국
으로 들어와 유랑
극단을 만들어 각
지를 돌아다니며
‘아지라무’를 공연
하면서 보시금을 사진 6. 탐촉다리 아래 세워진 안내판에는 다리의 유래가 쓰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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