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3 - 고경 - 2024년 2월호 Vol. 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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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자.(사진 7) 마애불은 고
려시대 불상이며, 높이가
5.38m 거불이다. 하나의
돌에 불신과 광배를 조각
하였다. 오른손 수인은 여
원인이고 왼손이 시무외인
으로 일반적인 통인 수인과
반대의 모습이다. 통견법의
사진 8. 나주 철전리 마애칠불상.
는 양어깨를 덮고 가슴의 U
자 주름이 하반신까지 흐르고 두 발은 신체에 비해서 작게 조상되었다.
마애칠불상(사진 8)은 약 1미터 높이의 원추형 바위 표면에 현재 좌상 2
구와 입상 4구가 부조되었다. 유감스럽게 서쪽면의 불상 2구가 훼손되어
형체를 알 수가 없지만 이불병좌도상이라 추측할 수 있다. 동쪽면 불입상
4구는 통견을 착용하고 수인은 시무외인과 여원인으로 추정된다. 북쪽면
불좌상은 결가부좌를 하고 오른손 수인은 항마촉지인이다. 북서쪽 불좌상
은 두 손을 가슴에 모은 수인이며, 설법인으로 추정된다. 선진 연구에 의
하면, 철전리 마애불과 칠불상의 조성 주체가 궁예(재위 901〜918)이며, 912
년부터 918년 사이에 조성되었다고 본다.
이상에서 살펴본 이불병좌불감의 천개에 표현된 과거칠불도상은 『법화
경』을 수지하고 대승경전을 실천하는 수행자가 선정에 들어 과거칠불을 보
면 자신의 악업을 참회하여야 그다음 수행단계에서 석가모니불과 다보불,
시방제불을 경험할 수 있게 된다. 이는 나주 철전리 미륵불과 마애칠불상
이 함께 있는 이유를 설명하며, 궁예가 자신의 악업을 참회하는 방편으로
불상을 조성하지 않았을까 추측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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