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8 - 고경 - 2024년 3월호 Vol. 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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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조선시대 목불의
                                                 경우,  여래상이나  보살상
                                                 같이 법당의 상단에 봉안하

                                                 는 불상에는 단단하면서도

                                                 해충에 강하고 나무결이 고
                                                 와 조각하기 좋은 은행나무
                                                 를  주로  사용하였다.  중단

          사진 5. 현재 작업 중인 화엄변상도.                  에 봉안되는 시왕상이나 나

                                                 한상에는 주로 소나무를 썼
                                                 다.  상단  봉안불에  있어서
                                                 불상의 몸체, 별조한 손, 바

                                                 닥면, 대좌 등에 각각 다른

                                                 수종의 목재를 사용하였는
                                                 데, 이는 불상을 만든 장인
                                                 들이 목재가 갖는 재료적 성
          사진 6. 목재를 설명하는 한봉석 장인.
                                                 질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다

          는 것이다. 여러 수종의 목재를 부재별로 활용하는 것은 그 지역에서 쉽게
          구할 수 있으면서 갈라짐 현상이나 변형이 적은 목재를 선택하게 된다.
           한봉석 장인도 나무의 물성을 제대로 이해하고 쓰임에 맞게 사용하는 것

          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나무의 물성을 안다는 것은 나무의 성장 과정은 물

          론 나무가 가지고 있는 생태를 잘 이해하고 있다는 뜻이다. 우리는 소나무
          가 송진松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 소나무를 만지다 손에 송진
          이 묻으면 끈끈한 점액이 잘 떨어지지 않아 애를 먹기도 한다. 송진은 방

          수성과 점착성이 뛰어나 천연 보존제로도 활용되고, 깊은 솔향을 가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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