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8 - 고경 - 2024년 3월호 Vol. 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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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가 더해지고 울림은 더욱 깊어집니다. 임제가 말합니다.


              함께 도를 닦는 벗들이여!

              대장부라면 오늘이야말로 진실한 현재이며 꾸밈없는 줄을 알아야

              한다.
              바로 현재가 있을 뿐, 달리 영원과 순간의 구별은 없다.
              이것이 진정한 출가이며, 하루에 만 냥의 황금을 쓰는 삶과 같이

              가치가 있는 삶이다.      4)



           임제는 매 순간을 음미하며 생생하게 현재의 삶을 산다는 것이 얼마나 눈
          부시고 강렬한 것인지 말해 줍니다. 2,000년 전 로마에서 노예의 아들로 태

          어난 시인 호라티우스(B.C.65~B.C.8)도 비슷한 내용의 시를 남겼습니다.



            카르페 디엠



              우리의 운명이 무엇인지 묻지 마라, 아는 것은 불경이라네.

              생의 마지막이 언제일지 바빌론의 점성술에 묻지 마라,
              레우코노에여, 뭐든지 견딘다는 것은 얼마나 좋으냐.
              유피테르(로마의 제우스신)가 겨울을 몇 번 더 주든, 혹은 마지막이든

              이 순간에도 튀레눔 바다의 파도는 맞은편 해안의 바위를 깎고 있

              다네.
              현명하게 생각하고, 포도주를 걸러라, 인생은 짧으니 욕심을 줄이게.




          4) 『臨濟錄』, 示衆 : 道流 大丈夫兒 今日方知 本來無事 (…) 直是現今 更無時節 (…) 是眞出家 日消萬兩黃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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